1280 × 1759


스캔: angelee (angelee.tistory.com)


SHINee×Javier Martin

SHINee LIGHT

Editor Oh Han Byul


스페인 태생의 젊은 비주얼 아티스트 하비에르 마틴Javier Martin. 시대를 풍미해온 예술가들이 그렇듯 하비에르 마틴의 어린 시절도 비범했다. 일곱 살 때 처음 그림을 그리고, 여덟 살 무렵 첫 전시회를 열었다. 학생 때는 정형화된 틀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예술 수업을 거부했다. 대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을 의지했고, 그 결과 다양한 소재와 도구, 표현 기법을 터득했다.


하비에르 마틴은 기존의 식상한 표현 기법에는 흥미가 없었다. 새롭고 참신한 소재를 찾아 길거리로 나선 그의 눈에 띈 것은 ‘네온사인’. 마틴은 현란한 빛으로 거리를 물들인 네온 조명으로 재미있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광고에 등장하는 매력적인 수퍼모델의 흑백 초상화 위에 네온 컬러 조명을 설치하는 것이다. 그는 이 작업을 여러 가지 버전으로 완성했고, ‘블라인드니스 라이트Blindness Light’라는 이름을 붙여 세상에 내놓았다. 작품 속 피사체는 대부분 얼굴이 페인트로 번져 있거나 네온사인에 가려져 있다. 작가는 네온사인이 감정을 반사시켜 스스로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의도했다. ‘거울’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마틴은 10년 넘게 ‘블라인드니스 라이트’ 시리즈에 몰두했다. 그는 주로 케이트 모스, 리우 웬, 조디 키드 등 세계적인 톱 모델들과 작업해왔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샤이니와 함께 작업했다. K-POP 아이콘인 샤이니는 마틴에게 신선한 영감을 불어넣었고, 이들의 만남은 성사되었다. 마틴은 샤이니 멤버들의 눈빛과 느낌에 어울리는 네온 조명 컬러와 모양을 선택해 피사체에 설치했다. 네온 컬러와 형태도 피사체에서 얻는 영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샤이니 버전 블라인드니스 작품은 ‘SMT도쿄’에서 볼 수 있다. 도쿄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하비에르 마틴×샤이니〉 전시를 관람하는 것도 좋겠다.


※ 참고: 2016년 10월호 GQ


ⓒTHE CELEBRITY: 에디터 오한별, 사진제공 SM 엔터테인먼트




1280 × 1811



BEHIND THE CURTAIN

Editor Yim Seung Eun

다섯 번째 일본 투어에 나선 샤이니. 그들의 완벽한 무대 뒤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지난 4·30일 마지막 공연 있던 날, 다섯 멤버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PM 12:00

도쿄 국립 요요기 경기장 제1체육관 앞에 대형 밴 두 대가 도착했다. 첫 번째 밴에서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스태프들이 우르르 내리고, 두 번째 밴에서 모습을 드러낸 샤이니의 온유, 종현, 키, 민호, 태민! (…) 민소매 톱(종현), (…) 등 편안한 차림을 한 다섯 멤버들이 한 손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내려 체육관으로 이동했다.


PM 12:30

다섯 멤버가 도착하자마자 급히 향한 곳은 다름 아닌 무대였다. 공연 전, 음향과 조명이 완벽하게 세팅되었는지 마지막으로 확인해보는 리허설 타임이었다. 멤버들은 각자 위치에 서서 직접 노래를 불러보고 안무 동선을 확인하며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체크했다. 이미 수십 번 섰던 무대이지만 한 치의 실수도 없도록 철저하게 준비하는 모습.


PM 1:00

민낯 역시 굴욕 없는 샤이니 멤버들이지만, 무대를 위해 변신할 시간이다. 멤버들이 한 명씩 차례로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는 동안 다른 멤버들은 자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곧 다가올 솔로 공연 무대의상을 논의하는 종현, (…)까지. 지난 4월 8일 오사카에선 멤버들이 공연 전 대기실에서 종현의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고. 


PM 2:30

공연 시작 1시간 전, 팬들이 하나 둘씩 공연장으로 입장하기 시작했다. 각자 좋아하는 멤버의 이름을 정성 들여 꾸민 플래카드와 응원봉을 들고 더없이 설레어하는 모습! 그렇다면 첫 번째 무대의상까지 갖춰 입고 완벽하게 준비를 마친 멤버들은? 대기실에서 백스테이지로 이동해 팬들을 위한 영상 및 사진 촬영에 몰두하고 있었다. 찰떡 호흡 백댄서들과 모두 모여 파이팅을 외치면 공연 준비 완료!


PM 3:30

카운트다운을 하던 타이머가 ‘00:00’이 된 순간, 어마어마한 함성 소리와 함께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Get The Treasure’ ‘Gentleman’ 등 일본 다섯 번째 앨범 〈FIVE〉 수록곡 무대는 물론 ‘JULIETTE’ ‘산소 같은 너’ ‘Hello’ ‘Downtown Baby’ 등 어쿠스틱 메들리 무대, ‘Your Number’ ‘Replay’ 등 뮤지컬 연출 무대까지. 샤이니의 다채로운 음악과 파워풀한 퍼포먼스, 폭발적인 가창력을 모두 만날 수 있는 환상적인 무대가 세 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PM 7:00

지난 1월 28일 후쿠이 공연을 시작으로 고베·후쿠오카·오사카·시즈오카·도쿄·나고야·사이타마·홋카이도·히로시마 등 일본 전국 10개 도시에서 25회에 걸쳐 진행된 〈SHINee WORLD 2017 ~FIVE~〉가 이날 공연을 끝으로 드디어 막을 내렸다. 이번 투어에 동원된 관객은 무려 25만 명! 게다가 이번 투어를 통해 샤이니는 일본 100회 공연 돌파 기록을 세웠다. 모든 공연을 마친 멤버들의 소감은? “국립 요요기 경기장은 일본 첫 콘서트를 한 곳이라 뜻 깊은 공연장인데 이번 투어의 마지막 공연을 이곳에서 하니 남다른 기분이에요. 팬 여러분의 응원과 사랑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THE CELEBRITY: 에디터 임승은, 사진제공 SM 엔터테인먼트

973 × 1280



팝아티스트 종현의 뮤직 소네트

어릴 적부터 작곡가가 꿈이었다고 수시로 말하고 다니던 소년은 자라서 서울과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우뚝 섰다. 어느덧 데뷔 10년 차, ‘샤이니’의 멤버 종현이자 작곡가, DJ, 소설가이기도 한 종현은 자신만의 ‘팝pop’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앤디 워홀과 리히텐슈타인, 그리고 변대용까지 서울과 뉴욕 팝 아티스트들의 세계가 종현의 팝과 어우러졌다.


나에게 종현 하면 필연적으로 떠오르는 롤 모델은 저스틴 팀버레이크다.[각주:1] 엔싱크의 예쁘장한 아이돌 가수로 출발해 21세기를 대표하는 아티스트가 된 그분 말이다. 이런 유의 ‘성장담’은 대중음악계를 장식해온 아주 오래된 이야기이기도 하다. 마이클 잭슨의 출발도 아이돌 그룹이라 할 잭슨 파이브였으며, 최근에는 원 디렉션 출신으로 성공적인 솔로 데뷔를 일궈낸 제인Zayn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이러한 아이돌 vs 뮤지션(아티스트)의 대립 구도는 뭐랄까, 대단히 ‘관습적’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은, 게으른 분류법이라고 생각한다. 주지하다시피 이 둘 사이에는 강이 하나 흐르고 있다. 바로‘싱어송라이터’라는 이름의 강이다. 이 강을 헤엄쳐 건너든, 보트를 타고 건너든, 일단 건너야 아티스트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일종의 암묵적 동의라고 할 수 있다.


질문을 던져보자. 과연 싱어송라이터여야 아이돌이란 껍데기를 탈피해 뮤지션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일까. 이것은 아니라고 본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다른 가수의 곡을 받아 노래하거나 심지어 원곡을 커버하기만 했음에도 ‘음악 예술가’이자 ‘거장’으로 인정받은 수많은 경우를 목격해왔다. 여하튼 싱어송라이터가 아티스트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은 아니라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


종현은 샤이니 시절부터 작사에 하나둘 참여하더니 이제는 자신의 작품을 직접 기획하고 관장하는,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급 반열에 오른 케이스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비평이 아이돌에서 뮤지션으로 ‘성장’한 그의 경력에만 초점을 맞춰온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도식적 구분법만이 그의 음악 세계를 포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론일까. 도리어 그는 수많은 아이돌이 잊을 만하면 새롭게 등장하고, 기억할 만하면 어느새 사라지는, 대한민국 사회의 꼴을 똑 닮은 아이돌의 무한 경쟁 속에서 자신만의 생존법을 개척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즉, 질문의 폭을 더욱 좁히고 구체적으로 되물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니까, 종현이 추구하는 싱어송라이터란 대체 ‘어떤’ 싱어송라이터냐는 것이다. 내 생각에 그의 싱어송라이팅을 정의할 수 있는 요소는 ‘불균질성’과 ‘반反정체성’이다. 먼저 그의 음악을 앨범 단위로 들여다보면, 우리는 그로부터 어떤 대大정의를 내리기가 어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얼마 전 발표한 신보이자 정규 1집인 <좋아>를 쭉 돌이켜보자. ‘좋아’에서는 펑키한 슬랩 베이스와 최신 일렉트로 비트를 만날 수 있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White T-Shirt’에서는 부러 과장한 듯한 종현의 보컬 아래로 최근 인기 장르인 트로피컬 하우스가 넘실거린다. 어디 이뿐인가. 강렬한 일렉트로/알앤비 비트로 곡의 농염한 분위기를 한껏 살려낸 ‘우주가 있어’, 트랩이 가미된 ‘Dress Up’, 레트로한 지향을 추구한 ‘RED’, 다운 템포 알앤비 ‘Moon’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도무지 하나의 물줄기로 통합해 이 음반을 설명하기란 곤란한 일이다. 어쩌면 곡들을 하나로 묶는 아이덴티티를 중시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외면받을 수도 있는 음반이다.


그러나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메인스트림의 경우) 한 장의 앨범을 하나 혹은 적은 수의 기조로 엮어내는 방식은 20세기적이다. 까놓고 말해 구식이란 얘기다. 그래서 더욱 중요해진 것이 가수 본인, 즉 스타성 아닐까. 다양한 갈래로 뻗어 있는 이 사운드들을 통합할 수 있는 가수의 존재감이야말로 현대 대중음악을 해석할 수 있는 열쇳말이라고 본다. 이런 경향을 대표하는 뮤지션이 바로 종현이다. 그러니까, 스타성을 획득하기 위해 필요한 음악적 자질은 도리어 균질성이 아닌 불균질성임을, 이것을 넘어 불균질성을 균질한 것처럼 ‘들리게’ 하는 것임을, 종현의 새 앨범은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이렇듯 반정체성을 통해 정체성을 완성하는 역설의 미학이야말로, 우리가 종현을 비롯한 여러 메인스트림 뮤지션의 음악으로부터 느끼고 있는 현대성의 정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글 배순탁(<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음악 평론가)



화보 촬영 중반부터 딘의 신곡 ‘21’을 틀어달라고 주문한 종현.[각주:2]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까지 딘의 곡 ‘D(Half Moon)’를 흥얼거렸다. 종현은 어떤 동작을 하든 여유 있어 보였다. 아이돌 그룹 멤버 같다기보다는, 끼 많은 아티스트 혹은 작가처럼 보인다고 할까. 실제로 그는 글을 좋아하고 잘 쓰는 아이돌이다. 이미 소설 <산하엽-흘러간, 놓아준 것들>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그 이유를 ‘생각이 많아서’라고 했다. “머릿속에 우주적인 것이 가득해 아직 다 펼쳐 보이지 못했다. 무궁무진한 소재가 등장할 테니 기다려달라.” 최근 발매된 솔로 앨범 <좋아>는 그의 취향이 가득 담긴, 새로운 에세이의 시작이다.


종현


2015년에 발매한 첫 앨범 <BASE>, 소품집 <이야기 Op.1>에 이은 종현의 새 솔로 음반이자 첫 정규 앨범 <좋아>. 지극히 개인적 취향으로 구성한 앨범인 것 같다.

정규 앨범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만든 것도 아니고, 정규 앨범이 나와야 하는 시점이란 것조차 자각하지 못했다. 사실 ‘정규’라는 단어에 내포된 뜻은 의외로 중후하다. 정규는 ‘나만의 색’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나’를 보여준 게 이미 오래전인 것 같아서. 그 때문에 이번 앨범을 통해 뚜렷한 음악적 세계관을 보여주기보다는 개인적인 스토리텔링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정규 앨범 발매 타이밍과 맞아떨어진다는 점도 재미있고.


대중성을 고민하진 않았나?

대중성과 내 음악적 성향, 예술성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좋아하는 걸 좀 더 많이 풀어내고 싶다는 욕심이 더 컸다. 그리고 아직은 대중이 뭘 좋아하는지 잘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솔직히 고민은 했지만 반영은 하지 못했다는 게 맞는 표현일 거다.


이번 뮤직비디오는 2D에 충실한 아날로그 시대의 컬러와 팝 컬러, 키치한 소품을 활용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팝 아티스트를 대표하는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과 컬래버레이션한 듯한 느낌이었다. 보여주고 싶은 게 무엇이었나?

‘팝’이란 단어에는 일반적으로 ‘가장 널리 보급할 수 있는’, ‘많은 이가 보고 즐길 수 있는’이라는 뉘앙스가 있다. 이는 곧 앤디 워홀과 로이 리히텐슈타인이 만들어낸 팝아트의 세계와 맞닿아 있다. 이런 의미와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예술로 표현하고 싶은 나의 팝은,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은 것을 만들어내는 행위이기 때문에 실용적이진 않다. 그래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팝’은 여유가 생긴 인간의 라이프스타일 중 하나일 거라 생각한다. 꼭 필요하진 않지만 즐길 수 있으니까.


‘종현’은 어렵다는 이야기도 듣나? ‘종현’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종현의 앨범’은 어려운 것 같다.

그렇지, 어렵지.(웃음) 예상은 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나 나의 취향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은 충분히 어렵게 생각할 수 있고,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그걸 나쁘게 생각하진 않는다. 내 색깔이 있다는 뜻이니까.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한다면 얼마나 재미없을까.(웃음)


이질감보다는 ‘뭔가 다르다’라고 느꼈다. 작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스토리텔링이 주축이 되는 소설 방식이란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앨범 구성 또한 하나로 연결된 옴니버스 구성의 소설을 읽는 느낌이다.

하나로 연결된 느낌이 드는 건 작업하는 사람이 한 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모든 곡에 내 의견을 많이 반영해 내 색채가 도드라져 보이는 거다. 난 앨범을 만들 때 한 명의 캐릭터를 정해놓고 시작한다. 그게 나일 수도, 내가 아닐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이제 막 사랑에 빠진 능글맞은 성인 남자를 그려보았다. 이성에게 작업도 잘 걸고 위트도 충만한 장난꾸러기 같은 성인 남자가 부르는 아홉 곡이 <좋아> 앨범에 들어있다고 보면 된다. 물론 화자는 한 명이지만 상대방은 여러 명이다. 사랑에 관련된 이야기를 수필집처럼 담고 싶었다.


사실 요즘 ‘에로스의 종말’이 화두다. ‘나’만 있고, 상대는 없다. 상대에게 무조건 자신을 던지는 ‘사랑’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러니 모두 나르시시스트가 될 수밖에 없다. 당신은 이런 사회를 원하진 않을 것 같다.

당연하다. 절대 원하지 않는다.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 나는 다행히 표현을 아끼는 편이 아니고 남들보다 낭만적인 구석이 많다. 간질거리기도 한다. 이렇게 간질거리는 사람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주변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내 주위에는 꽤 로맨틱한 사람들이 있어서 그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종말은 오지 않을 것 같다.(웃음)


사랑을 표현하는 게 요즘에는 ‘오글거린다’라고 인식되는 것 같다. 예전에는 낭만에 대한 주옥같은 어휘가 넘쳐흘렀는데 말이다.

‘대세는 시크함’이라는 표현이 요즘엔 더 자주 쓰인다. 물론 멋있긴 하지만 글쎄, 내 생각에는 시크한 것이 만연하다가 거기에 질린 사람들이 ‘츤데레’를 매력적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결국 사람들이 내면적으로는 포근한 온기를 원한다는 걸 입증한 셈이다.


<산하엽-흘러간, 놓아준 것들>에서는 당신이 과거의 한 지점을 응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당신에게도 돌이키고 싶은 과거가 있나?

사실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다시 그 시기로 돌아가서 더 발전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일적인 부분에서는 항상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단지, 사적인 부분에서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시점이 있다. 중학생 시절과 5년 전이다. 인간적인 부분에 있어 사람들에게 잘못을 했다든지 순간적으로 내가 잘못해서 등 돌렸던 일을 되돌리고 싶다는 정도? 음악과 가수 활동에 대한 후회는 없다. 아, 중학교 2학년 때 어머니와 싸운 적이 있는데 그때 싸운 걸 되돌리고 싶다.(웃음)


그간 당신의 인터뷰를 보니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더라. 부모님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잘할 것 같다.

나는 표현을 잘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거나 비슷한 크기의 애정을 가지고 있을 텐데 내가 표현을 조금 더 잘해서 도드라져 보이는 것 같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다 비슷비슷하지 않을까.


이런 아들을 둔 어머니가 부럽다!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우리 엄마로 태어나고 싶다. 효도 받게.(웃음)


영감과 소재는 역시 ‘책’에서 얻는 편인가?

이병률의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에서도 영감을 많이 받았다. 사진과 단락을 에세이처럼 구성한 게 마음에 들고, 감정의 색만 쨍하게 보여준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각주:3] 책뿐만 아니라 사진이나 포스터, 영화 예고편 등 시각적인 것에서 도움을 많이 받는 편이다.


꿈에서도 소재를 찾곤 하나?

꿈이라는 것 자체가 많은 영감을 주기 때문에 ‘이런 꿈을 꾸고 싶다’라는 상상에서 영감을 받기도 한다. 꿈을 매개체로 상상을 하거나 꿈속에서 느낀 감정을 복잡하게 꼬아서 가사로 쓴다거나 영감을 얻는 것을 좋아한다. 이번 앨범 수록곡 ‘MOON’도 자각몽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인지하는 상태에서 꾸는 꿈, 그 안에서 이룰 수 있는 행동, 내가 컨트롤하는 범위 안에서 판타지를 이룬다는 것이 흥미로운 듯하다. 그 꿈에서 무슨 짓을 해도 현실로 돌아왔을 때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


평소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고 했다. 주로 어디에 하나?

요즘엔 메모를 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하는데, 나는 메모를 즐겨 하는 편이다. 사실, 휴대폰이 발달한 것이 나에게는 너무 다행스러운 일이다. 끔찍한 악필이라 종이에는 쓸 수도 없고, 심지어 나조차 글씨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리고 써놔도 자꾸 종이를 잃어버리니까. 들고 다니는 것은 잘 잃어버리는 편이라 위험하다.


라디오에서 그 얘길 들은 것 같다.[각주:4]

물건을 엄청 잘 잃어버린다. 이건 절대 고칠 수 없다. 그래서 매번 매니저와 스태프가 신경을 배로 써야 해서 늘 미안하다.


본인 노래 만들기도 바쁠 텐데 후배 가수들에게 곡을 주기도 한다. ‘갓종현’이라고도 불리는데, 종현이 이렇게 다양한 음악을 만들기까지 영향받은 뮤지션이 있을 것이다.

항상 여러 아티스트의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인데, 이번 앨범을 만들 때는 맥스웰, 프린스, 뮤지크 소울차일드, 디안젤로 등의 음악을 많이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끈적한 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싶었다. 프린스는 비보가 있었기에 좀 더 집중해서 들은 것 같다. 이번 앨범 수록곡인 ‘AURORA’는 프린스를 생각하며 부른 곡이어서 그의 감성이나 이미지를 내 나름대로 해석했다.


보통 어떤 방식으로 작곡을 하나?

스토리텔링이 된 가사가 먼저 나와 있어야 곡과 멜로디가 잘 나온다. 완벽하지 않아도 문장이나 단어 하나라도 있어야 작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메모를 많이 하는 거다.


종현은 ‘자기애’를 가장 고급스럽게 표현하는 아티스트 같다.

물론, 자기애가 충만하다.(웃음) 나 스스로를 많이 혐오해봤기 때문 아닐까. 나는 자존감이 바닥을 쳐 봤기 때문에 자신감이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 나를 아는 것과 자기애가 비례한다는 얘기다. 보기와는 다르게 나는 열등감과 피해 의식이 많은 사람이라 그걸 극복하면서 스스로 채찍질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런 정신적 고통을 이겨냈을 때 느끼는 희열도 커서 어느 순간 뻥튀기처럼 자기애가 커진다. 다분히 감성적인 내가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직업을 갖게 된 걸 행운이라 생각한다.


감성을 위해 평소 어떤 것들을 생각하고 있나?

굳이 얘기하자면 필요없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웃음) 단어 뉘앙스에 대한 생각, 단어의 뜻 같은 걸 파고든다. 학교 다닐 때 국어 사전 보는 것을 좋아했다. 국어 사전에서 단어의 뜻과 다양한 활용도를 보면서 익혀나가는 걸 즐겼다. 요즘에도 틈만 나면 단어를 검색한다.


최근엔 어떤 단어에 집중하고 있나?

단어라기 보다는 한자에 매력을 느껴 완전 빠져 있다. 가령 이 한자가 왜 이렇게 구성된 건지, 이 한자를 만든 사람은 이 부수를 어떻게 섞어 왜 이런 의미를 만들었는지 등. 굉장히 로맨틱하지 않나? 한자는 로맨틱한 문자다. 단어의 조합을 보면 로맨틱하게 만들어진 거더라. 예를 들어 늙을 ‘로’자와 사람 ‘인’자가 조합된 단어는 실용성보다 의미에 좀 더 집중해 만든 글자다. 각각 다른 의미의 부수를 붙여서 완전하고 새로운 단어를 완성한다니. 이 얼마나 재미있고 매력 넘치는 글자인가! 한자는 상형문자조차 사랑스럽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을 때는 없나?

‘멍 때려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중요한 건 인지하고 있지만 시간이 없어서 잘 못한다. 나도 참 피곤한 사람인 것 같다.(웃음)


내년이면 데뷔 10년 차다. 어떤 모습이고 싶은가?

벌써?! 하지만 지금과 많이 달라져 있진 않을 것이다. 여전히 노래하고 공연하고 있겠지. 남들이 나를 보면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크게 변하지 않을 거다. 내년에 만나 다시 얘기해달라. 어떻게 얼만큼 변했는지.(웃음)



생각의 조각들

‘노래’라는 장르에 대한 상상력의 귀속을 시험해보고 싶어 소설책을 출간한 작가 ‘종현’


종현의 첫 소설책 〈산하엽-흘러간, 놓아준 것들〉


종현의 의미 있는 실험 “소설이라는 장르에 에세이 형식과 시를 녹일 수 있는 형태가 지금까지 내가 해온 작업을 새로운 형식으로 표현하기에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다”는 종현은 영민한 아티스트다. ‘글을 쓴다’는 행위의 의미를 단순히 글을 쓰는 것에 두지 않고 그간 자신이 만들어온 노랫말과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을 택한 것만 봐도 그렇다. 〈산하엽-흘러간, 놓아준 것들〉은 그간 종현이 작사한 곡과 종현의 첫 소품집 〈이야기 Op.1〉에 수록된 곡을 모아 소설 내용과 노랫말의 의미가 연결되게 했다. 이 작업은 종현에게 자신의 노래를 어떻게 해석할지 고민하는 기회가 됐다.


종현이 설치한 부비트랩 그는 ‘작가의 말’을 통해 “상상력의 귀속에 대한 시험도 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노래를 듣고 난 후 가사 속 주인공에게 스스로를 대입한다거나 뒤에 일어날 일을 상상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노래를 만든 사람으로서 소설의 전과 후, 노래 탄생 배경과 소설의 연관성을 떠올리게끔 만들고 싶었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더 이상 다른 결말을 생각할 수 없게끔 상상력을 붙잡아버리는 거다. 듣는 사람, 읽는 사람 모두가 내 장난질에 걸리는 거다. 상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묶어버리니까.”


요즘 읽고 있는 책


“판타지와 신화에 관련된 책을 읽고 있다. 북유럽과 그리스 로마 신화, 〈삼국사기〉까지 말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역사와 신화가 한데 어우러진 〈삼국사기〉에는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재미있는 스토리가 많더라.”


종현에게 영감을 준 이병률 작가의 또 다른 여행 산문집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어쩌면 벌써 그가 읽었을, 읽지 않았더라면 분명 좋아할 책이다. 그의 책 속에서 찾은, 어쩌면 종현에게 영감을 줄 문장.

술 한잔 마시는 일은 결국 나에게 술 한잔 사주는 일이 아닌가 한다. 결국 내 마음에다 술 한잔 부어주는 일이 아닌가 한다. 시를 쓰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이미 시인 이상의 자격을 가졌다. 불확실한 것으로 연명하는 것은 어쩌면 죽음이기도 한 것이니 안녕, 안녕, 안녕이라고 백번을 말해줄게.

이병률, 〈내 옆에 있는 사람〉 中에서


책 이외에도 시각적인 것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는 종현에게 미쟝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展〉을 추천한다. 올해 개최 15주년을 맞아 지금까지 운영해온 다섯 가지 장르별 섹션에 ‘식스센스’를 추가했다. 미래에 시나리오 작가로 변신한 종현을 만나볼 수 있을지도? 6월 23일부터 30일까지.


종현의 일상을 더 스마트하게 만들어줄 웨어러블 기기


라이프스타일 밴드 삼성 ‘챰Charm’은 스마트폰과 연동돼 걸음 수를 자동으로 측정하고 칼로리 소모량, 수면 모니터링 기능까지 탑재했다. 게다가 디자인도 예뻐 액세서리로 착용해도 에지를 더해준다. 메시지나 이메일, 전화 등을 알람 정보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 바쁜 스케줄에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는 종현에게 딱이다.



눈으로 듣고 귀로 보는 음악

갓종현이라 불리는 프로듀서 종현. 그의 인생을 아우르는 음악과 인스피레이션.


프린스를 기억하는 솔soul의 온도


종현의 이번 앨범 수록곡인 ‘AURORA’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프린스를 생각하며 부른 곡이라고 했다. 그의 감성이나 이미지를 나름대로 해석한 작품이었다. 그래서 스스로가 생각했던 끈적한 솔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만 했다고. 한 시대 전체에 영향을 끼친 팝 아이콘 프린스는 마이클 잭슨, 마돈나와 함께 1980년대 팝 음악사를 대표한다. 펑크, 디스코, 신스팝, 알앤비 등 ‘비주얼로 보는 음악’을 자신만의 색채로 버무렸고 선정적, 퇴폐적인 가사 때문에 당시 한국에서 라이선스 앨범 발매가 어려웠을 정도. 그의 퍼포먼스나 스타일, 아트워크는 지금도 후배 뮤지션들에게 훌륭한 가이드다.


종현이 가고 싶은 2016 서울소울페스티벌


종현은 인터뷰에서 “항상 여러 아티스트의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인데, 이번 앨범을 만들 때는 맥스웰, 프린스, 뮤지크 소울차일드, 디안젤로 등의 음악을 많이 들었다”라고 했다. 마침 그들이 내한한다. 8월 13, 14일.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2016 서울소울페스티벌. 에릭 베넷과 제프 버넷을 비롯, 지소울, 정기고 등 국내 솔 음악을 대표하는 뮤지션들도 대거 참여한다. ‘서울의 솔soul을 깨워라!’는 타이틀 아래 솔, 알앤비, 힙합 신 최고의 아티스트가 함께하는 음악 페스티벌에서 어쩌면 우연히 종현을 만날 수 있을까.


프로듀서 종현의 뮤즈들


이하이 ‘한숨’ 김신영의 라디오 방송에서 “이하이 씨의 곡은 꼭 써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어서 여러 곡을 썼다. 그 곡을 쓰면서 힘들었는지 어느 날 집에 가는 길에 ‘한숨’을 들었는데 너무 좋더라. 나도 언젠가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한 종현. 이하이는 곡을 듣자마자 너무 하고 싶었다고 화답하기도.

아이유 ‘우울시계’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종현은 ‘자작곡 완성 3시간 만에 아이유에게 바로 팔린 곡’이라며 아이유의 〈Modern Times〉 앨범 수록곡인 ‘우울시계’가 아이유에게 간 일화를 밝혔다. 단조로운 멜로디 구성과 스무 번 넘게 반복되는 ‘우울’이라는 단어가 오히려 힐링을 안겨준다는 평이다.

김예림 ‘No More’ 독특한 보이스가 매력적인 투개월의 보컬 김예림의 〈Simple Mind〉에 수록된 종현의 프로듀싱곡 ‘No More’는 스토리텔링을 좋아하는 종현의 개성이 잘 묻어난다. 권태기에 빠진 연인들이 헤어질 시기를 서로 눈치 보는 와중의 심리를 표현했다. 마치 단편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손담비 ‘Red Candle’ 종현이 2013년에 프로듀싱한 곡이다. 몽환적이며 고급스럽게 섹시한 손담비의 목소리와 어울리는 장르로 보사노바를 선택한 종현이 보컬 디렉팅까지 맡아 그의 열정이 유난히 돋보였던 작품.

엑소 ‘PLAY BOY’ ‘아이돌 프로듀서 종현’을 ‘갓종현’으로 끌어올린 곡 ‘PLAY BOY는 엑소의 두 번째 정규 앨범 〈EXODUS〉에 수록됐으며 엑소 팬들에게 ‘타이틀 곡에 가려진 명곡’으로 회자되고 있다. 특히 멤버들의 노래와 디오의 섹시한 저음이 매력적이다.


종현도 그들처럼, 그들도 종현처럼


마이크 포즈너 마룬파이브의 ‘Sugar’, 저스틴 비버의 ‘Boyfriend’ 등의 송라이터인 마이크 포즈너는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경험에 근거한 스토리텔링 중심의 가사를 쓰는 것으로 유명하고, 그런 노래들을 사랑하다. ‘I Took A Pill In Ibiza’ 리믹스로 UK 싱글 차트 1위를 거머쥔 그를 가리켜 같이 음악 작업을 했떤 뮤지션 빅 션은 “포즈너는 그 누구와도 같아지려 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해 그만의 개성을 존중하고 인정했다. 개성 강한 ‘나만의 색’을 만들어가는 종현과 마이크 포즈너는 닮은꼴이다.


닉 조나스 해외에서도 그룹 멤버의 솔로 앨범 발매가 유행인가 보다. 보이 밴드 조나스 브러더스의 막내 닉 조나스가 강한 남성미를 풍기며 돌아왔다. 특히 래퍼 제이지의 조언을 받아 트렌디하고 육감적으로 변신한 알앤비 사운드는 닉 조나스의 컬러를 더욱 뚜렷하게 만든다. 세계적인 트렌드 뮤직인 EDM 발라드곡, ‘Close’는 스웨덴 출신 싱어송라이터 토브 로가 피처링해 뇌쇄적이고 섹시한 느낌을 더해 올여름 피서는 이 한 장으로 올 킬하는 것도 좋겠다.



종현의 우주

“내 머릿속에 너무 많은 게 있어서 다 끄집어내는 것이 너무 벅차다”는 서울의 팝 아이콘 종현의 방대한 우주들.


좋아 (She Is)

Oh She Is 자그마한 눈 너의 눈빛이 좋아
Oh She Is 진한 눈썹 나는 그런 게 좋아
Oh She Is 좀 삐진 듯한 너의 입술이 좋아
Oh She Is 나는 그런 게 좋아
Oh She Is 나는 그런 게 좋아

종현, ‘좋아 (She Is)’ 中에서


종현이가 좋아하는 것 네가 싫어하는 것들은 다 좋아. 네가 싫어하는 모습도 난 좋으니까.


우주가 있어 (Orbit)

우주가 있어
네 눈엔 우주가 담겼어
눈빛이 찌릿 통한 순간
귀 끝이 저릿 별빛 반짝 빛났어
가끔 눈이 돌아갔어
넌 자주 뒤를 돌아봐줘
내가 널 따라 잘 도는지
이 궤도가 맞는지 꼭 확인해줘

종현, ‘우주가 있어 (Orbit)’ 中에서


“〈인터스텔라〉를 보고 우주에 관련된 가사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였다. 〈인터스텔라〉 외에도 우주와 관련된 작품은 시각적으로 많은 충격을 줬다.”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中에서


〈인터스텔라〉를 좋아하는 종현에게 추천하는 영화

〈그래비티〉[각주:5],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각주:6]


White T-Shirt

꾸미지 않은 게 더 특별해
상상을 자극하는 실루엣
적당히 풀어 헤친 듯한 Hair
왠지 더 튀는 맵시야

종현, ‘White T-Shirt’ 中에서


종현이 좋아하는 화이트 티셔츠 여름에 깔끔한 무지 티셔츠를 즐겨 입는다. 단색에 레터링 디자인이 포인트로 살짝 들어간 티셔츠면 오케이.


Suit Up

One two 시선을 좀 위로 (Hey girl)
넥타이 졸리네
이것 좀 풀어줘 (Uh)
나 갑자기 졸리네
눈이 막 감기네
나 좀 부축해줘

종현, ‘Suit Up’ 中에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는 언제인가? “많다. 하루에 몇 번씩.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으면 스스로를 괴롭히는 성향 때문이기도 하고,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AURORA

눈앞에 넌 Oh baby
널 바라보는 게
화려한 커튼처럼 흩날리는
널 보는 게
눈앞에 넌 Oh baby
우아하기도 하지
시끄러운 세상 속에 너란 빛
화려해 참 AURORA

종현, ‘AURORA’ 中에서


종현에게 오로라 같은 존재는 집과 향초다. 자신에게 휴식을 주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종현의 공간을 채워줄 캔들


〈바그다드 카페〉의 향 제61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명곡 ‘Calling You’가 흘러나오는 〈바그다드 카페: 디렉터스 컷〉은 종현의 감성을 충전해줄 빈티지한 색감과 멜로디로 가득하다.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자리한 바그다드 카페를 배경으로 한 〈바그다드 카페: 디렉터스 컷〉(7월 14일 개봉)을 모티브로 조향한 캔들과 캔들 워머, 엽서가 한 세트인 스페셜 시네마 캔들 패키지는 그의 휴식에 또 하나의 오로라가 되어줄 것이다.


기억을 담은 디퓨저 아련한 기억을 향기로 담아내는 ‘벨먼’의 디퓨저는 재충전이 필요한 종현에게 휴식을 선사할 것이다. 벨먼의 ‘Glass, Grass’ 향은 잔디 위에서 즐기는 향기로운 와인 한잔의 기억을 토마토 향에 담았다. 푸른 토마토 잎사귀의 상쾌한 허브 향에 약간의 파인과 바질을 조합해 종현의 공간을 싱그러운 향기로 채워줄 것이다. 종현은 ‘Glass, Grass’ 향을 맡으면 어떤 기억을 떠올릴까?


종현의 감성을 충전시켜줄 ‘상상마당 음악영화제’


종현의 머릿속은 늘 무언가로 가득한 것 같다. 이토록 쉴 새 없이 좋은 곡을 만들어내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런 종현에게 영감을 줄 만한 영화제가 있다. 6월 30일부터 7월 9일까지 홍대 앞 KT&G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개최되는 ‘2016 FILM LIVE: KT&G 상상마당 음악영화제’다. 〈마일스〉, 〈본 투 비 블루〉,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록키 호러 픽쳐 쇼〉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자신이 사랑하는 작품을 웅장한 스크린을 통해 접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마일스 데이비스, 쳇 베이커,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네온사인으로 형상화한 포스터까지도 종현의 마음에 쏙 들 것만 같다.


Cocktail

넌 나란 잔에
넘칠 듯 채워봐도
채워도
끝없어 보이는걸

종현, ‘Cocktail’ 中에서


술이 약한 종현에게 추천하는 ‘호로요이’

술이 약해 진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이나 도수 낮은 과일주가 좋다는 종현이 기뻐할 만한 소식. 산토리사의 호로요이|HOROYOI|가 드디어 국내에도 출시되었다는 사실. 과일 향을 베이스로 한 탄산주인[각주:7] 호로요이는 새콤달콤하고 상쾌한 ‘화이트 사워’, 달콤한 복숭아 맛 ‘피치’, 진한 포도 맛의 ‘그레이프’ 등 세 가지 맛으로 만나볼 수 있다. 종현은 이 중 무슨 맛을 가장 좋아할까? 아마도 복숭아 맛이 아닐까 싶다.


RED

On the Rock
좀 더 차갑게 해줘 너의 잔에
가득히 채워진 얼음 같은 너의 맘에
You're so fresh
내가 자리잡을 수 있는 틈에
있을까 나 초조해져가

종현, ‘RED’ 中에서


종현의 인생에 빨간 불이 들어왔을 때

“종종 빨간불이 들어올 때면 잠깐 멈춰 심호흡을 하고 나를 돌아본다. 내 인생에서 빨간불이 들어온 때는 고등학교를 자퇴했을 때다. 하지만 잠깐 멈추었다 다시 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입버릇처럼 얘기했던 나의 터닝포인트다.”

머리가 복잡할 땐 단연 물놀이가 최고다. 심호흡이 필요할 때, 비치볼을 들고 가까운 곳으로 훌쩍 떠나보는 건 어떨까. 종현의 뮤직비디오의 색감을 연상케 하는 카카오프렌즈의 튜브와 비치볼을 그에게 선물하고 싶다.


〈니모를 찾아서〉의 건망증이 심한 물고기 ‘도리’의 모험을 다룬 애니메이션 〈도리를 찾아서〉(7월 7일 개봉) OST. 먹이를 찾기 위해 먼 거리를 헤엄쳐 다니는, 넓은 수조에서 키워야 하는 도리의 모델 ‘블루탱’은 어쩐지 종현과 닮은 구석이 있다.


Dress Up

타고난 것 같아 넌 Blow up
눈만 마주쳐도 난 Glow up
애매하게 굴지 마
오늘 Look이랑 어울리지 않아
Feel so nice, nice, nice
It’s alright (Hey) Oh it’s alright (Yeah)
오늘 괜찮아
사실 넌 아무거나 걸쳐도 이쁘니까

종현, ‘Dress Up’ 中에서


종현이 드레스 업하고 싶은 순간은 ‘놀러 나갈 때’.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웃음)”


ⓒTHE CELEBRITY: 글 임준영·김희성 기자, 사진 맹민화, 패션 스타일링 원영은, 헤어 스타일링 서진경(by 아우라 뷰티), 메이크업 이봄

  1. 첫 번째 미니 앨범부터.
    배순탁 “(Déjà-Boo는) 아, 노래 좋은 진짜 현대적인 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그 느낌도 있었어요.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가 솔로로 처음 나왔을 때의 느낌! 약간 그런 느낌 비슷해요.” 2015년 1월 18일 심심타파 [본문으로]
  2. “얼마 전에 제가 잡지 촬영이 있었는데 촬영하다가 너무 제가 힘이 떨어지고 ― 사실 제가 잡지 촬영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힘들어 해서, 사진 찍는 걸. 사진 찍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 촬영을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딘 노래 좀 틀어주세요' 그랬었는데(웃음). 그때 21하고 D, 지금 골라오신 이 노래 듣고 좀 힘이 났었던 기억이 갑자기 나네요. 저도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하는 노래라는 거.” 2016년 6월 9일 푸른밤 [본문으로]
  3. [본문으로]
  4. 박지윤 “(푸른밤 작가들의) 마지막 제보 하나만 더 소개할까 해요. 물건을 그렇게 잘 잃어버리신다면서요.”
    종현 “맞습니다.”
    박지윤 “그런데 왠지 완벽남 느낌인데 이건 좀 의외예요.”
    종현 “전혀, 전혀요. 저 정말 잘 잃어버려요.”
    박지윤 “뭘 그렇게 잃어 버려요?”
    종현 “제가 항상 끼고 다니는 반지가 있어요. 이쪽 엄지 손가락에 끼고 다니는 반지인데, 이 반지가 저한테 징크스 같은 존재인데 방송할 때는 이렇게 빼놔요. 팔찌도 이렇게 빼놓고. 그런데 항상 이걸 두고 부스를 이동하는 거예요. 그래서 작가 누나들이 항상 '아유, 칠칠치 못해 가지고' 이렇게 다 챙겨 주시는 편이에요(웃음).”
    박지윤 “작가분들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가 종현이 반지와 팔찌 챙기기군요.”
    종현 “/ㅅ\(부끄러워) 되게 죄송한데 정말 어쩔 수가 없어요(웃음). 제가 정신이 좀 많이 없나 봐요. 평소에도 이런 것들 잘 못 챙겨요. 휴대폰도 잘 못 챙기고 지갑도. 되게 신기한 건 지갑을 한 5~6년 동안 안 잃어버렸어요.”
    박지윤 “그래요?”
    종현 “잃어버려도 누군가 찾아다 주니까.”
    박지윤 “그건 진짜 운이 좋은 건데요?”
    종현 “그러게요.”
    박지윤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캐릭터라는 제보가 왔는데요, 이 순간 팬분들은 또 우쭈쭈하면서 더 애정지수가 올라가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웃음).”
    2016년 5월 30일 가요광장 [본문으로]
  5. 2014년 4월 27일 푸른밤의 영화 코너 Midnight Spoiler에서 그래비티를 다루며 당시 보았다고 언급. [본문으로]
  6. 2015년 2월 21일 푸른밤의 영화 코너 Midnight Spoiler에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다루며 당시 보았다고 언급. [본문으로]
  7. 사실 탄산수도 못 마신다. 그러나 달콤하다면 OK.
    종현 “맥주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는 아예 못 먹어요. 맥주를 거의.”
    “어떤 술이든 잘 안 맞잖아. 알코올 자체가 안 맞는 것 같아.”
    종현 “차라리 잔이 작은 건 눈 감고 넘겨버리면 되니까. 그런데 맥주는 크잖아요! 너어어무 힘들어. 저는 탄산수도 못 먹어요.”
    팬들 “어↗어↘”
    “그 맛이 왠지 나는 것 같아서?”
    종현 “사이다나 그런 것에는 단맛이 나잖아요. 맥주 같은 느낌이 들어서 스파클링은 잘 못 먹어요.”
    태민 Surprise Birthday Party, 2012년 7월 18일 [본문으로]
'); tistoryFootnote.add(674, 4, '박지윤<\/b> “(푸른밤 작가들의) 마지막 제보 하나만 더 소개할까 해요. 물건을 그렇게 잘 잃어버리신다면서요.”
\n종현<\/b> “맞습니다.”
\n박지윤<\/b> “그런데 왠지 완벽남 느낌인데 이건 좀 의외예요.”
\n종현<\/b> “전혀, 전혀요. 저 정말 잘 잃어버려요.”
\n박지윤<\/b> “뭘 그렇게 잃어 버려요?”
\n종현<\/b> “제가 항상 끼고 다니는 반지가 있어요. 이쪽 엄지 손가락에 끼고 다니는 반지인데, 이 반지가 저한테 징크스 같은 존재인데 방송할 때는 이렇게 빼놔요. 팔찌도 이렇게 빼놓고. 그런데 항상 이걸 두고 부스를 이동하는 거예요. 그래서 작가 누나들이 항상 \'아유, 칠칠치 못해 가지고\' 이렇게 다 챙겨 주시는 편이에요(웃음).”
\n박지윤<\/b> “작가분들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가 종현이 반지와 팔찌 챙기기군요.”
\n종현<\/b> “\/ㅅ\(부끄러워) 되게 죄송한데 정말 어쩔 수가 없어요(웃음). 제가 정신이 좀 많이 없나 봐요. 평소에도 이런 것들 잘 못 챙겨요. 휴대폰도 잘 못 챙기고 지갑도. 되게 신기한 건 지갑을 한 5~6년 동안 안 잃어버렸어요.”
\n박지윤<\/b> “그래요?”
\n종현<\/b> “잃어버려도 누군가 찾아다 주니까.”
\n박지윤<\/b> “그건 진짜 운이 좋은 건데요?”
\n종현<\/b> “그러게요.”
\n박지윤<\/b>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캐릭터라는 제보가 왔는데요, 이 순간 팬분들은 또 우쭈쭈하면서 더 애정지수가 올라가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웃음).”
2016년 5월 30일 가요광장<\/a>'); tistoryFootnote.add(674, 5, '2014년 4월 27일 푸른밤의 영화 코너 Midnight Spoiler에서 그래비티를 다루며 당시 보았다고 언급. '); tistoryFootnote.add(674, 6, '2015년 2월 21일 푸른밤의 영화 코너 Midnight Spoiler에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다루며 당시 보았다고 언급. '); tistoryFootnote.add(674, 7, '사실 탄산수도 못 마신다. 그러나 달콤하다면 OK.
\n종현 “맥주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는 아예 못 먹어요. 맥주를 거의.”
\n “어떤 술이든 잘 안 맞잖아. 알코올 자체가 안 맞는 것 같아.”
\n종현 “차라리 잔이 작은 건 눈 감고 넘겨버리면 되니까. 그런데 맥주는 크잖아요! 너어어무 힘들어. 저는 탄산수도 못 먹어요.”
\n팬들 “어↗어↘”
\n “그 맛이 왠지 나는 것 같아서?”
\n종현 “사이다나 그런 것에는 단맛이 나잖아요. 맥주 같은 느낌이 들어서 스파클링은 잘 못 먹어요.”
\n태민 Surprise Birthday Party, 2012년 7월 18일');

2500×1742



샤이니와 함께한 빛나는 아침

모든 게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러웠다. 노는 듯 일하고, 일하는 듯 노는 모습도 싸우듯 큰 소리로 웃고 장난치는 것도. 1년 7개월 만에 새 앨범 <Odd>로 돌아온 샤이니가 여전히 빛나는 건 다섯 명이 지내온 시간과 어울림 덕분이다.


Boys Meet Green

무대, 연습실, 공항에서만 만날 것 같은 샤이니가 가평 어딘가에서 캠핑을 시작했다. 이거야말로 'Odd'한 장면인데, 그들은 마냥 신나게 웃는다.


이른 아침이었다. 봄의 절정을 지나 산과 계곡이 초여름 공기를 품기 시작한 어느 날, <더 셀러브리티>가 샤이니의 다섯 청년을 숲 속으로 초대했다. 유달리 소년 같던 이들은 어느덧 청년이 됐다. 한결같아서 아름다운 건 푸른 산이나 샤이니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할 때쯤, 분주한 캠핑장으로 샤이니가 도착했다. 여가 시간이 생긴다면 무엇을 해보고 싶으냐는 사전 질문에 '친구와의 배낭 여행'만큼 멤버들이 공통적으로 대답한 레포츠와 캠핑에서 시작한 일이다. 새 앨범 <Odd> 발매를 앞두고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샤이니 특유의 싱그러움은 여전했다. 


(…) 팀워크의 비결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샤이니의 장난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시작해 끊임이 없었다.


(…) 그사이 종현은 온유에 이어 메인 셰프 자리를 차지했다. 그의 미션은 두꺼운 등심 스테이크 익히기. 그릴의 화력이 만족스럽지 않았는지 토치까지 동원해 겉부터 세심히 굽는다. 


(…) 떠들썩하게 웃고 즐긴 짧은 캠핑, 샤이니의 웃음소리가 가장 커질 때 해도 가장 높이 떠 있었다. 어쩐지 비현실적으로 보이던 눈앞의 풍경이 그들의 웃음소리 덕분에 더 생생해졌다. 샤이니와 함께한 아침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샤이니, 그것이 알고 싶다

<더 셀러브리티> 인스타그램을 통해 샤이니에게 궁금한 질문을 받고, 멤버들이 직접 답했다. <더 셀러브리티>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급 인터뷰.


#샤이니, 컴백만을 기다렸다


샤이니 멤버 중에 가장 'odd'한 멤버는 누구인가요? 어떤 점이 'odd'한가요?

온유·종현·키·민호 모든 멤버가 다 odd하다고 생각해요. 하나씩 특이한 성향은 다 가지고 있답니다(웃음).

(…)


새 앨범 <Odd> 중에 특히 더 눈에 들어오고 애정이 가는 수록곡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종현 제가 작사한 타이틀 곡 View가 아무래도 가장 마음이 가네요.

민호 Odd Eye입니다. 종현이 형이 작곡했는데 멜로디와 랩이 신선한 느낌이라 마음에 들어요.


이번 단독 콘서트에서 처음으로 연장 공연을 진행했는데, 매진 소식을 들었을 때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

종현 정말 고맙습니다♡

(…)


#종현, 우리의 질문에 답해줘!


요즘 몇 시에 잠드나요? 잠이 정말 안 올 때, 잠들기 위한 자신만의 팁이 있나요?

아침 6시쯤 잠들어요. 요즘은 잠이 안 오면 꼭 자려고 애쓰지 않아요(웃음). 오히려 그게 더 효과적인 것 같아요.


라디오를 들어보면 좋아하는 여성의 헤어스타일이 자주 달라지던데,[각주:1]요즘 어떤 스타일에 끌리나요? 단발? 포니테일?

단발머리![각주:2]


이번에도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과해 종현 씨의 가사가 채택된 건가요? 아니면 <상사병> 가사처럼[각주:3] 회사가 종현에게 의뢰했나요?

처음에 회사에서 의뢰받았고, 여러 작사가들의 작품과 함께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쳤어요. 최종 후보에 올라간 두 개의 가사 중 제가 쓴 것이 채택됐어요.


확신을 얻을 때까지, 종현


은발로 염색한 헤어스타일 때문에, 멤버들은 종현을 할배라고 불렀다. 질문에 담은 것 이상으로 많은 걸 들려주는 그와 대화를 나누면, 정말 나이 지긋한 할배 같기도 하다. 시종일관 진중한 그가 맘껏 잘난 척하면 좋겠다. 잘난 척도 매력적으로 보일 나이고, 알다시피 그 시간은 길지 않으니까.



종현


“아티스트에게 최고란 외부의 인정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어야 해요. 만족과 좌절을 오가면서 스스로 어떤 벽을 돌파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쌓이는 시간이 필요해요.”


<BASE> 앨범의 성공을 축하해요. 성공의 기쁨은 충분히 만끽했나요?

솔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음원 차트 성적이나 1위 수상 같은 수치적 기록을 목표로 세우진 않았어요. 제 이름을 걸고 나왔지만 혼자 만든 것이 아니기에, 나의 음악을 지지해준 스태프들과 함게 웃을 수 있는 결과가 나와서 더 기뻤어요. '우리 합이 잘 맞으니 앞으로 또 해봐요'라는 말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죠.


더블 타이틀곡인 'Crazy'의 성적이 아쉽진 않나요?

아쉬움보다 대중이 어떤 음악을 더 좋아하고 받아들이는지 알게 된 정도로 생각했어요. 이번에 얻은 정보가 앞으로의 음악 작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BASE> 앨범은 정보 수집의 의미가 커요.


종현 씨의 음악적 역량, 대중의 기호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을 검증받은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좀 더 잘난 척해도 좋아요.

잘난 척하기엔 자신감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대중을 잘 모르겠어요. 제가 '데자부'를 선공개하자고 밀어붙인 것도 맞아요. 하지만 확신에 차서가 아니라 막연한 믿음 같은 거였어요. 잘될 거라고 자기 최면을 걸었죠. 대중을 8년째 만나고 있지만 제가 예상할 수 있는 틀이 없었어요.


솔로 앨범 후 샤이니 앨범이 나오는데, 부담되진 않아요?

특별히 부담이 되진 않아요. 샤이니 밖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찾았고, 그 결과가 녹아들어서 더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을 거예요. 아티스트는 영감과 방향성을 제공하는 뮤즈 역할을 할 때가 있는데 저도 그러고 싶어서 새 앨범에 첫 번째로 실린 'Odd Eye'라는 곡 하나만 썼어요. 일종의 증거 제출이었죠.


증거 제출이요? 왜 증거가 필요하죠?

'샤이니에게 어울리는 곡을 쓸 수 있지만 안 쓰고 있는 거예요'라는 의미죠. 샤이니 안에서 제가 바라보는 샤이니의 모습보다 외부 스태프의 시선이 더 자유로울 수 있어요. 곡을 쓸 때 지금까지 우리가 보여준 모습을 유지하면서 새로움을 더하려고 많이 고민했어요. 그런데 이게 맞는 접근 방법인지 의문이 생겼어요. 저와 멤버들이 노래를 부를 당사자니까 객관적인 판단이 안 서더라고요. 그래서 스스로 이에 대한 확실한 해답을 찾기 전까지 샤이니 곡은 쓰지 않을 생각이에요.


올해로 데뷔 8년 차예요. 꿈꾸던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나요?

물질적인 것보다 개인적인 만족감을 목표로 했는데, 사실 평생 충족되지 않을 것 같아요. 계속 결핍 상태를 유지해야 원동력을 얻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부족하다고 여기고 뭘 더 충족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계속해요.


요즘 뭐가 가장 부족해요?

수면요(웃음). 음악 작업이나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것에 익숙해진 것 같아서 고민이에요. 익숙함이 여유를 주기도 하지만 방심하는 순간도 생기니까요. 익숙함에서 멀어지고 음악을 사무적으로 대하지 않으려 노력 중이에요.


샤이니에서 노출을 주로 담당하고 있잖아요. 종현 씨는 유독 섹시한 남자의 분위기가 있어요.

글쎄요, 진중한 척하기 때문이 아닐까요(웃음)? 외적으로 섹시한 이미지는 운동, 태도, 노출 등이 쌓이면서 완성되겠죠? 하지만 대중에게 보여지는 저의 가장 큰 부분은 솔직한 청년의 모습일 거예요. 자기 생각이 있는 사람이 섹시해 보이잖아요. 제가 되고 싶은 모습도 그렇고요.


3월에 도쿄돔 콘서트를 성황리에 끝냈어요. 정말 많이 울던데요.[각주:4]

많은 분이 온 만큼 전해지는 에너지도 크고 재미있었어요. 일본에서 활동한 결과가 조금씩 눈에 보이고, 나름의 대답을 얻은 기분이었어요. 그전까지는 해외 활동이다 보니 아무래도 정말 잘하고 있는 건가, 문화적 배경이 달라서 우리가 놓치는 게 있지 않을까 불안했어요. 하지만 도쿄돔 콘서트를 마치면서 그 불안함을 털고 확신을 얻었죠.


샤이니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더 넓어졌네요.

멤버들과 샤이니로 데뷔할 수 있어서 복 받았다고 생각해요. 제 인생의 운은 샤이니로 데뷔하면서 다 써버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예요. 무엇보다 우리 다섯 명이 만난 게 중요해요. 우리가 아니어도 샤이니라는 이름의 그룹이 SM에서 데뷔했겠죠. 하지만 지금 같은 색깔은 나올 수 없었을 거예요. 지금의 샤이니는 다섯 명과 그 뒤에 있는 수많은 스태프의 노력이 합쳐진 결과예요.[각주:5]



ⓒTHE CELEBRITY: 포토그래퍼 목정욱, 피처 에디터 고현경, 패션 에디터 남윤진, 헤어 이은혜·중예, 메이크업 김범석, 스타일링 전진오(factory83), 세트 스타일링 최서윤(da:rak), 어시스턴트 이명희·홍유진

  1. “제가 다시듣기나 이런 걸 들어보니까 제가 스타일이 되게 급변하더라고요(웃음). 어느 날은 '단발이 좋아요' 이랬다가 어느 날은 '앞머리 없는 긴 생머리요' 이랬다가 어느 날은 '앞머리 있는 게 귀엽죠'. 다중인격이야, 그냥(웃음). 없는 거야. 나는 이상형이 지금 그냥(웃음).” 2015년 3월 15일 푸른밤 [본문으로]
  2. (긴 생머리건 땋은 머리건 뭐건 간에 자기 스타일을 찾은 사람을 좋아해서) “저도 그래요. 저도 그런데, 사실 이상형 얘기하라고 그러면 저는 단발머리라고는 얘기는 해요. 이미지상 ― 이미지로 떠올렸을 때 ― 단발 머리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그런 건 좀 있는 것 같아요.” 2014년 6월 16일 푸른밤 [본문으로]
  3. “상사병 들려 드리려고 합니다. 이 곡은 언더독스(The Underdogs)라는 유명한 미국의 팝 작곡가와 함께 작업을 하게 된 곡이었는데, 회사에서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이 노래 자체가 애절하고 그렇다 보니 더욱더 슬픈 사랑이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요구를 많이 하셨는데, 여기저기에 가사를 받아 봐도 회사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사람마다 해석하는 방법이 다르다 보니까 가이드 음원에서 느꼈던 느낌이 다들 달랐나 봅니다. 그래서 저한테 얘기를 해주시더라고요. '사랑 때문에 마치 정말 죽을 것 같은,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을 가사로 표현해 줬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해서 그냥 대놓고 상사병이라고 제목을 지어버렸습니다(웃음). 상사병, 사실 저는 대놓고 명사나 이렇게 앞으로 탁 튀어나와 있는 제목들을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제가 가사를 쓴 제목 중엔 줄리엣, 알람시계, 스포일러, 오르골, 상사병… 이런 식으로 명사나 한 단어로 표현이 되는 제목들이 많이 있죠. (…) 가사 쓰면서도 고생 진짜 많이 했거든요. (회사에서) 좀 더 애절하게, 좀 더 고통을 넣어달라고, 가사에. 그렇게 고생해서 썼던 가사였습니다(웃음).” 2014년 7월 12일 푸른밤 [본문으로]
  4. 첫날은 공연 한 시간 만에 울기 시작, 둘째 날은 멤버 달래주는 줄 알았더니 본인이 펑펑 울고 있었던 종현. [본문으로]
  5. (만들어졌다는 세간의 인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실 만들어졌다는 걸 부정하지는 않아요. 왜냐면 좋은 서포트가 있었고,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샤이니가 있다고 인정하기 때문에. 그런데 그들만이 만든 건 아니라는 거. 분명히 제가 아니더라도 샤이니라는 팀은 저희 회사에서 나왔을 거예요. 제가 없었더라도. (그러나) 지금의 샤이니는 아니었겠죠. 다른 샤이니였겠죠. 그러니까 각자 갖고 있는 노하우들, 실력들, 그런 것들이 함께 만들어져서 지금의 다섯 명이 있는 샤이니가 만들어진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2015년 5월 21일 푸른밤 [본문으로]



끼와 정의 사이, 종현

종현은 오래 생각하지 않았고, 마치 질문을 예상이라도 한 듯 거리낌 없이 답변을 쏟아냈다. 평범한 내용도 그만의 끼로 특별한 생각이 됐다. 종현의 강한 자신감이 그 베이스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잿빛과 녹색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헤어 컬러가 종현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는 테스트 촬영을 마친 모니터를 살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의상과 헤어, 스튜디오 분위기가 잘 어울리나요? 어떤 포즈를 취하면 사진이 더 근사하게 나올까요?" 순간 촬영장은 조용해졌다. 그 자리에서 아무렇지 않은 사람은 종현뿐인 것 같았다. 셀러브리티와 촬영하면 모니터를 한 번도 보지 않는 이도 있고, 무심하게 살피고는 판단은 스태프들의 몫이라 여기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떠한 코멘트를 하지 않는 이도 있다. 종현은 둘 다 아니었다. 현장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감지하고 그 몫을 더 잘해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샤이니의 보컬 종현이 아니라 한 명의 아티스트 종현이 더 궁금해지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다.



종현


솔로 앨범 발표를 앞두고 누구보다 새해를 기다린 사람이었겠죠.

설레면서 어서 빨리 왔으면 하고 기다렸고, 한편으로는 결과물에 대한 평가를 받는 직업이다 보니 두려움과 걱정도 함께 느꼈죠.


그러한 과정을 즐기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어하나요?

둘 다요. 스트레스 받는 걸 즐기는 편이에요.


스트레스를 즐겨요? 그래서 살이 빠진 건가요?

그럴 수도 있고요. 저는 스스로를 괴롭히는 편이에요.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스트레스를 더 받는 거죠. 하지만 이런 성향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열등감 같은 부정적 감정도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잖아요.


일에서나 일상에서 스스로를 엄격하게 컨트롤하는 사람인가요?

네. 컨트롤이라는 말이 딱딱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저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컨트롤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조절 범위가 조금 넓을 뿐이에요. 기준은 다르겠지만 확실히 저는 스스로를 컨트롤하는 사람이죠.


팬들에게는 다정하고 무대 위에서 눈물이 많아 감성적이라고 알려졌는데, 촬영 내내 지켜보니 어쩌면 감성보다 이성적이고 차분한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판 전체를 보는 디렉터의 마인드를 가졌고요.

저는 논리적이면서 감성적이고 싶어요. 판을 볼 줄 안다고 하셨는데 어떤 작업을 할 때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라고 생각해요. 얼굴만 잘 나오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가 중요하니까요. 저는 이 현장의 플레이어고 함께하는 스태프들이 제 감정과 의도를 알고 있어야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요. 퀄리티를 위해서라면 마찰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두려워하지 않아요.[각주:1] 판을 엎자고 온 건 아니잖아요.


자기가 해야 할 몫만 생각하면 더 편한 건 본인 아닐까요?

그렇죠. 물론 저도 확신이 서지 않을 때는 특별한 코멘트를 하지 않아요. 판단을 유보하는 거죠. 이건 의도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참는 것과 달라요. 솔로 앨범을 만들면서 같이 작업하는 이들과 좋으면 좋다, 나쁘면 나쁘다 솔직하게 표현하고 이야기했어요. 상대방이 싫어서 태클을 거는 게 아니니까요.


샤이니의 '드림 걸(Dream Girl)' 무대를 봤는데 하이라이트에서 고음을 처리할 때 한쪽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약간 건방져 보이는 포즈를 취하던데, 무척 적절해 보였어요. 군무가 아닌 혼자만의 작은 동작이지만 곡 분위기가 잘 전달되더라고요.

개인 동작을 디렉팅 받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 제가 짜요. 그 동작도 애드리브를 할 때 순간적인 감정이 드러나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거죠. '드림 걸'이 다른 샤이니의 곡에 비해 장난스럽고 위트 있으니 저도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했어요. 저는 그런 작은 뉘앙스도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솔로 앨범 <BASE>는 종현 씨가 들려주고 싶고 보여주고 싶었던 음악으로 잘 채워져 있나요?

네, 지금 이 순간보다 제가 차곡차곡 쌓아온 모습이 담겨 있어요.


지금까지의 모습이라고 하면 샤이니로 데뷔해서 그룹 활동을 통해 배우고 얻은 걸 말하나요?

제 인생과 음악 활동에서 샤이니를 빼놓을 수 없어요. 음악을 해온 시간의 반 이상이 샤이니고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실험해볼 수 있는 가장 많은 기회를 준 것도 샤이니죠. 이번 솔로 앨범에서 샤이니의 색을 배제해야 할 이유를 전혀 못 느꼈어요. 지금까지의 제 모습을 전부 담은 것이 이번 <BASE> 앨범이고, 제 음악적 기반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해나갈 것인지 알려주죠.


이번 앨범은 새로운 시작이라기보다 종현 씨 음악 활동의 한 챕터를 스스로 정리해서 보여주는 거군요.

맞아요. 이번 앨범에 실린 곡들은 요즘 제가 즐겨 듣거나 작곡하는 스타일과 다를 수 있어요. 4년 전에 쓴 곡도 있고 가장 최근에 쓴 것이 1년 전이거든요. 지금의 최신작은 앞으로 또 기회가 되면 들려줄 수 있을 거고, 지금까지 쌓아온 걸 보여줄 수 있어 베이스라는 말이 더 의미 있는 것 같아요.


타이틀 곡 'Crazy (Guilty Pleasure 길티 플레저)'의 제목이 종현 씨의 팬페이지 중 하나의 Guilty Pleasure와 같은데, 의도적으로 반영한 건가요?

팬페이지라는 것도 알고 있고 제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팬들도 알아요. 이 곡의 콘셉트를 정하고 가사를 쓰다 보니 길티 플레저라는 단어가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잘못된 걸 알지만 은근히 즐길 수밖에 없는, 비밀스러운 즐거움이잖아요? 죄책감이 동반된 즐거움이라는 역설적 표현도 마음에 들고 이게 사랑과 연결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의미도 담고 싶었어요.


종현 씨의 길티 플레저는 뭐가 있어요?

노 코멘트(웃음).


노 코멘트? 더 궁금해지는데요?

아니요, 잡지에 쓸 수 있는 걸로 고르자면(웃음). 길티 플레저가 너무 많지만 가장 큰 건 잠이나 휴식과 관련된 거겠죠.


기대한 것보다 너무 의외의 답인데요.

가끔은 스스로를 풀어주고 쉬면서 멍 때리고, 다른 사람에게는 일주일 정도는 아무 것도 안 해도 된다고 얘기하지만 저는 그럴 수 없어요. 푹 쉰 적이 많지 않아요. 쉬는 시간 자체가 길티 플레저예요. 계속 뭘 해야 하는데, '이럴 때가 아닌데'라고 생각하는 강박을 들 수 있겠네요. 아, 제 가사도 길티 플레저예요(웃음). 지지리도 못난 남자, 세상에서 가장 비루한 내용이거든요.


솔로 앨범은 언제 들으면 가장 좋을까요?

하루 일과를 다 끝내고 퇴근해서 씻고 잠들기 전에 1번부터 들으면 30분 안에 끝나요. 그리고 '시간이 늦었어'라는 보너스 트랙이 나오면 정말 늦은 시간이니 잠자리에 들면 돼요. 트랙 순서를 잠들기 좋게 만들어놨어요. 대부분 그 시간대에 쓴 곡이기도 하고요.



“혼자 있을 때 향초 피워놓고 혼자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드는 걸 좋아해요. 아, 이런 생각은 혼자 하지 말고 남들도 들어줬으면 좋겠다 싶으면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도 있고, SNS에 올리기도 하죠.”


“일상이 바빠 세상에 어떻게 돌아가는지 미처 챙길 여유가 없을 수도 있죠. 하지만 끊임없이 내가 속한 사회,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해요. 당연한 거죠.”



SNS를 활발히 하고, 라디오 DJ도 하고 있는데 둘 다 자신을 숨김없이 노출시켜야 하는 영역이죠. 어찌 보면 겁 없는 사람 같기도 해요. 아니면 단순히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거예요?

둘 다죠. 겁이 없다기보다 아까 말했듯 마찰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저는 가수지만 요즘 들어 20대 청년으로 살아가는 모습 자체를 숨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제 머릿속에 있는 아이돌은 누군가의 우상이고, 제가 좋아했던 우상들이 제게 끼친 영향을 떠올려 보면, 저도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하죠. 음악적인 부분을 떠나 세상을 살아가는 사회적 측면에서도요. 그런 부분들을 라디오와 SNS를 통해 표현하는 거죠.


SNS에서 한 말이나 행동이 이슈가 된 적이 있어요. '불필요한 파장'[각주:2]을 피하기 위해 조심하고 있나요?

조심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 안에서 의도적으로 걸러내진 않아요.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이죠.


그간의 말을 쭉 지켜보면서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성숙해지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 모든 말의 기준은 정의예요. 지나치게 비뚤어진 시선과 가치관이 아니라면 정의는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권선징악에 대해 항상 얘기해요. 선한 건 선하고 악한 것은 패망하죠. 당연한 건데 세상은 그렇지 않죠. 나중에 시간이 흘러 청년 시절의 저를 돌아봤을 때 세상의 모순에 관심조차 갖지 않고, 바로잡으려는 말을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부끄러울까요. 살다 보면 필요악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그걸 뿌리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죠.


이럴수록 사람들이 종현 씨에게 거는 도덕적 기대감이 점점 높아질 수도 있어요.

그럴 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제 이미지를 위해 대중의 반응을 미리 계산해서 행동하지는 않기 때문에, 만약 부적절했다면 제가 사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종현 씨가 생각하는 장인 정신은 뭘까요?

고민과 통증이오. 통증을 느낀 만큼 고민했다는 거고, 고민이 담긴 음악은 더 많은 걸 내포할 수 있어요. 고민 없이 만든 음악이 더 좋은 경우도 있지만, 그걸 노리고 곡을 쓴다면 이미 고민을 하고 있는 거죠. 저는 성장통을 겪은 결과물이 가장 좋고 그래야 진짜 제 것 같아요.[각주:3]


한 인터뷰에서 어린 나이가 방패라고 말한 적 있죠. 그 방패가 사라지면 종현 씨에게 무엇이 남을까요?

이미 사라지고 없어요. 청년이 되었잖아요. 단순히 나이가 기준은 아니에요. 그 얘기를 했을 때는 '어리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말하면서 상대방이 이해하고 넘어가 줄 거라는 뜻이었어요. 하지만 이제 그게 통할 나이가 아니죠.


아직 그래도 될 것 같은데요.

아니요. 제가 사회생활을 한 지 8년이 됐는데도 어린 모습을 보여주면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예의가 아니죠. 그 대답을 했을 때도 팬들이 어리니까 봐줄 거라는 게 아니라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방패가 사라진 종현 씨가 어떻게 승부를 볼까 궁금하네요.

방패가 없으면 공격뿐(웃음)? 그냥 저로요. 굳이 어떤 걸 찾는 게 아니라 제가 가진 그 자체로 승부해야죠.


ⓒTHE CELEBRITY: 포토그래퍼 강태훈, 에디터 고현경, 헤어 유다, 메이크업 김범석, 스타일리스트 연시우, 세트 스타일리스트 박주영, 어시스턴트 이승원

  1. “마찰을 겁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사실. 세상과의 마찰이라든지, 생각과 여러 가지 차이점을 서로 이야기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서로 부딪치고 이야기 나누고 서로 타협해 나가고 인정하고 그러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야기 하지 않고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냥 그저 시간이 흘러가면서 사라지는 것들을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하니까, 사라져 가는 무언가를 안타까워 하고 바꿔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면 막을 수는 없더라도 ― 나의 행동이 그걸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더라도 ― 어느 정도 나의 신념을 표출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5년 1월 12일 푸른밤 [본문으로]
  2. “언행은 늘 조심할 수밖에 없다. 전혀 의도치 않게 불필요한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10년 1월 DAZED & CONFUSED [본문으로]
  3. 성장과 성장통, 그리고 성장의 증거 관련 종현의 인터뷰 정리는 여기 [본문으로]



스캔: ABOUT bumkey(aboutk9.tistory.com)



1 WEEK

SHINee

The Wizard


SMTOWN WEEK의 첫 주자는 샤이니. 12월 21일 오후 6시에 시작한 이 공연의 콘셉트는 'The Wizard', 이에 맞게 공연도 '마술'로 시작됐다. 키의 손짓에 따라 흰 장막을 비추던 빛이 꺼졌다 켜지는 순간 나머지 멤버들의 실루엣이 한 번에 드러나는 것!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그림자 마술을 응용한 것이다. 의상 역시 분위기 연출에 한몫했다. 담당 스타일리스트는 다양한 모습의 마법사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고 한다. "다크하고 신비한 느낌을 위해 블랙과 화이트를, 오즈의 마법사와 같이 사랑스러운 모습을 위해 강렬한 레드, 화이트를 사용했다." 또 멤버 개개인의 무대에서 사용한 의상과 소품 콘셉트에 멤버들이 직접 참여했다고. 그래서 그들의 취향, 좋아하는 색깔이 많이 묻어났다고 한다. (5 '땡땡땡' 무대를 위해 섹시한 산타로 변신한 종현과 키.)


ⓒTHE CELEBRITY